들메로 가는 길

들메로 가는 길 - 23

여명은 몽매한 우리들에게 숱한 깨달음을 주려고 여러모로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토록 황홀할지라도 가볍게 움직이지 않는 겸손함을 온몸으로 보여주었다.
더불어 심지 깊은 침묵으로 일관 하면서도 강한 의지력을 잃지 않았다.

찬란한 빛의 태동을 위해 밤을 새워 차분하게 기다리는 인내심을 여실히 드러내었다.
아울러 내면에 잠재된 지혜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판단력도 느낄 수 있게 하였다.

언제나 모든 사물을 사랑으로 감싸 안는 자애로움을 은연하게 보여 주었다.
한편으로는 삼라만상을 숙면에서 깨우는 역동감을 과감하게 표출 하였다.
그러므로 어둠의 장막을 끈기있게 헤쳐나가는 강한 추진력도 빠트리지 않고 보여 주었다.

그러면서도 어느 것 하나에도 끄달리지 않는 초연한 모습을 뚜렸하게 드러냈다.
더불어 깔끔하게 소임을 다해 잔흔(殘痕)조차 남기지 않는 책임감도 심어주었다.

슬픈 전설을 지닌 배룡나무의 연분홍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