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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메로 가는 길 - 250 조회 : 1,041




무겁게 가라앉은 하늘에 음산해 보이는 암회색 구름이 나지막이 머물러 있었다. 그렇게 구름이 두툼하게 벽을 이루자 바지런한 아침 해는 앞을 잔뜩 가로막은 구름을 힘껏 밀쳐 밖으로 빠져나오려 바동댔다.

느릿느릿한 먹구름 때문에 햇살을 놓쳐 버린 산자락이 그늘진 검푸른 빛을 띄우니 마냥 칙칙하게만 보였다.

그런데 계절에 걸맞지 않게 드센 바람이 산마루턱 왕소나무 가지를 흔들어 ‘쏴아아 쏴아아’ 솔바람 소리를 내고 언덕배기를 넘어섰다.

그리고 바람이 회오리바람으로 변해 부옇게 흙먼지를 일으켰다. 바람이 반비알진 산 기스락에 층을 이룬 밭뙈기에 즐비하게 서 있는 수숫대를 스쳐지나니 수숫대가 가늘고 긴 허리를 휘었다 바로 섰다를 두서너 차례 힘겹게 반복했다.

그리고 마당가에 놓인 양은 세숫대야를 공 굴리듯 장난스럽게 데굴데굴 굴리고 둥그런 얼굴을 힘겹게 들고 마냥 햇살을 기다리던 해바라기마저 놓치지 않고 흔들어대니 뻘쭘 선 해바라기가 몸 가눔을 못하고 긴 허리 기우뚱대는 모습이 조금은 안쓰럽게 보였다.

그리 멈춤을 모르는 세찬 바람이 언덕마루에 올라 이내 방죽가로 내려서 민출하게 뻗은 미루나무를 흔드니 나뭇가지 사이에 위태롭게 걸친 둥지가 가볍게 흔들렸다. 멀지 않아 둥지를 떠날 것 같은 다 자란 까치들이 날개를 푸덕여 뒤뚱뒤뚱 한참을 시끄럽게 우짖었다.

바람은 또다시 마을로 향해 대나무 밭을 마구 뒤흔들어 뚝심 센 청록 빛 대나무들이 가볍게 몸을 뉘었다.

동네 대다수의 집들은 진흙에 볏짚을 잘게 썰어 넣어 이긴 흙 반죽을 적당한 높이만큼 쌓아 올려 울타리를 만들었고 토담 벽 머리 부분에 볏짚으로 엮은 이엉을 얹어 비를 가렸다. 흙 담장이 견고하기는 하지만 심한 비바람이 들이쳐 부는 장마철에는 빗물이 곧잘 스며들어 군데군데 허물어지기도 했다. 그래서 해마다 늦가을엔 초가집 지붕을 새로 이으면서 이엉을 갈아줘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었다.

동네 남쪽에 위치한 몇몇 집들은 언제부터였는지는 정확하게 가늠키 어려웠지만 아주 오래전에 심어 자라난 듯 대나무 숲으로 울타리를 삼았다. 하늘에 닿을 듯 높다랗고 더부룩하게 자라난 대나무들이 바람에 댓잎을 마구 흔들어 온통 청록의 춤사위를 펼쳤다. 그런 유연한 율동들이 나름대로 운치를 이루며 집 뒤뜰을 든든하게 지켜주었다.

속이 텅 비어 있어 비록 휘어지더라도 결코 부러지지 않는 곧은 절개의 상징물로 오랜 세월을 두고 무릇 사람들의 귀감을 받아 온 대나무였다.

지난 난리 때 종구 삼촌이 천인공노할 공산 세력인 인민군에게 동조하여 마을은 물론 면내 각 마을에 온갖 못된 짓을 일삼았는데 국군의 반격으로 퇴로가 차단되어 쫓기고 쫓겨 숨어 살던 종구네 삼촌이 군과 경찰에 체포될 때까지 단 며칠 동안이었지만 숨어 있던 곳도 어둠침침한 대숲에 파 놓은 깊은 토굴 속이었다.

실로 오랜 세월을 두고 마을 뒤뜰에 뻗어난 대숲은 벌건 대낮에도 대나무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퍽이나 습하고 음침했다.

긴 세월 속에 마을에서 있었던 숱한 사연들을 하나도 빠트림 없이 기억하고 있는 뒷산 산마루턱 왕소나무처럼 병풍을 쳐 놓은 것처럼 마을을 온통 에워싸고 있는 대나무 밭 또한 풍상(風霜)진 우리네 삶을 묵묵히 눈여겨 바라보고 있었다. 계절 따라 불어오는 바람에 흠실흠실하게 흔들려도 옹골찬 모습으로 꼿꼿하게 버텨 서 산 아래 작은 들메 마을을 튼실하게 지켜주었다.

때때로 검푸르죽죽하던 대나무가 웬일인지 시들시들하게 말라 힘을 잃기도 했다. 여느 해처럼 함초롬히 내리는 봄비 끝에 여기저기서 뾰족뾰족하게 솟아나는 연초록빛을 띈 죽순이 그리 많이 나질 않으면 동네 어른들은 대나무 숲이 탈을 일으켰다고 하셨다.

어쩌다 동네에 뜻하지 않은 불길한 일이라도 일어나면 그 책임 한계를 싯누렇게 시들어 가는 댓잎이 노해서 그렇다고 하시며 어찌 보면 전혀 근거 없는 탓을 대숲에게 돌리기도 했다.
시대적 상황으로 교육의 혜택이 지극히 낮다 보니 무속적인 정서(情緖)에 쉽게 편협(偏狹)하여 그런 말에 귀를 기우리기도 했다.

의연하게 자라난 청록의 대나무들은 하늘을 가리려는 듯 곧게 솟아올라 울창하게 숲을 이루었다. 그리고 늠름한 자태를 잃지 않고 서로 몸을 비벼 각기 다른 소리를 힘차게 일궈냈다. 꾸밈이 없는 자연의 그 소리는 생동이 용솟음치는 활기(活氣)찬 환희(活氣)의 소리였으며 때론 뼈를 깎는 아픔을 마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려 하는 고뇌(苦惱)에 찬 처절한 절규(絶叫)였다.

하늘 가득 가리고 있는 음침한 먹구름이 몰고 오는 바람이 조금 세게 부는 날엔 뒷산 마루 왕소나무처럼 ‘쏴아아쏴아아’ 소리를 거창하게 내었다. 세상 밖으로 첫울음을 터트리며 마을에서 태어난 모든 동네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어렸을 적부터 그런 대나무 숲의 소리가 귓속에 점차 익숙해졌다.

그리고 실생활에 필요한 도구를 대나무로부터 얻어 이기(利器)로 사용하며 살았다. 대나무가 쓰이는 용도는 너무도 다양하였다. 물건을 담아 놓는 대바구니는 물론 농사일에 쓰이는 갈퀴와 마당 빨랫줄을 들어 올리는 바지랑대 그리고 닭들의 잠자리인 둥그런 대나무 둥지를 만들었다.

초가집을 지을 때 흙벽을 지탱해 주는 버팀대와 사립짝에 촘촘히 덧대어 가림목으로 사용되었고 심지어는 가난한 집 방 문짝의 문살로도 요긴하게 썼다. 그렇게 대나무가 우리에게 주는 혜택이 그리도 많았다.

그리고 또 하나 빼 놓을 수 없는 것은 놀이거리가 마땅치 않은 동네 개구쟁이들의 장난감인 물총과 냇가에서 물속에 숨어들어 물고기를 잡는 작살로도 귀하게 쓰여 티 없는 동심을 일궈 내었다.

하지만 그런 대나무가 때로는 일부 몰지각한 인간들의 손에 의해 흉기로 변하고 말았다. 지난 전쟁 통에 죄 없는 숱한 인명을 살상하는 도구로 잔인하게 쓰였다. 그 시절 너무도 어렸기에 그런 처참한 실태를 직접 볼 수는 없었다.

동네 어른들의 말로 전해들은 바로는 대나무로 끝이 뾰족하고 날카로운 죽창을 만들어 그런 흉악한 도구로 제일 많이 사용한 사람이 종구네 삼촌이었다. 그렇듯이 대나무는 희비(喜悲)의 양면(兩面)으로 우리네와 더불어 풍지고 험한 세상을 함께 버텨 살아왔다.

우리들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의 테두리 속에 늘 함께 머무는 해와 달 그리고 별과 비, 구름들처럼 바람도 우리들의 삶에 상호 밀접한 관계를 이루었다. 그 바람 속에 청초한 삶을 추구하려는 우리네 마음처럼 싱그러운 댓잎 냄새가 흠씬 배어났다.
그런 바람이 늘 가볍게 행동하려 드는 우리들에게 무언 속에 가르쳐 주는 바가 너무나도 커 고맙기만 하였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가 겸손한 사고(思考)로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가질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듯했다.

한낮 햇살에 그리도 잘 달궈진 후끈후끈한 지열로 여름밤은 열기 속에 끈적끈적하기만 했다. 어젯밤 병막 터에서 땅고집인 정섭이형 아버지이신 정영감님과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 합의를 이루어 내려고 동근이 아버지가 지루하게 긴 시간을 두고 밤늦도록 이야기를 나누셨다.

유달리 극성을 떠는 모기와 한바탕 실랑이를 하셨는지 동근이 아버지의 양 쪽 팔에 군데군데 조금씩 부푼 듯 불그레한 자국이 하얀 반소매 아래로 드러나 보였다. 그리고 엉덩짝 부분이 구겨져 조금 올라간 삼베 반바지 아래로 드러나는 종아리도 모기에 물린 자욱이 뚜렷하게 남아 있었다.

동근이 아버지께서 순태 아저씨와 함께 진정서에 도장을 받으려고 언덕배기 내리막길을 내려서 산골짝 우리 집으로 찾아오셨다. 미적거리던 아침 해가 초가지붕 머리를 벗어나 텃밭 한가운데 원두막으로 뭉그적뭉그적 발걸음을 옮기려 할 때였다.

고즈넉하기만 한 골짜기 작은 초가집에 그리 흔히 찾아 주는 사람이 없어 갑자기 다가오는 어른들이 꽤나 낯이 설었는지 검둥이가 그제서야 밥값을 하려는 듯 힘차게 짖고 있었다. 제 딴에는 낯선 방문객에게 잔뜩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해 보였다. 늘 자주 보았던 동근이 아버지에게 짖고 있나 싶어 좀 이상하게 생각을 하였는데 촐싹대는 성격만큼이나 발이 빠른 순태아저씨가 동근이 아버지보다 먼저 촐랑거리며 사립짝 안으로 들어섰다. 그러자 검둥이가 더욱 세게 짖어 경계의 대상이 순태아저씨인 듯싶었다.

밖이 소란하여 방문을 열고 나오시던 어머니가 검둥이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소릴 치셨다. 그래도 좀처럼 말을 듣질 않고 순태 아저씨를 바라보며 계속 짖고 있자 토방 위에 널브러져 있던 고무신 한 짝을 들고 때릴 듯싶은 모습을 보이셨다. 그제서야 마지못해 멈추려는 모습으로 ‘끄으응’ 하며 못마땅한 표정으로 마당 한쪽으로 물러서면서 여차하면 용서 없이 바로 달려들 것처럼 계속 촐랑 걸음을 하시는 순태아저씨를 짬짬이 노려보고 있었다.

어머니께서는 그래도 손님이라고 오셔서 그러는지 비록 비좁은 쪽마루일지라도 자리를 깨끗하게 하시려는 심사로 서둘러 걸레질을 하시며 자리에 앉으라고 권하셨다. 마루에 점잖게 자리를 잡고 앉으시는 동근이 아버지와는 달리 순태아저씨는 마당 빨랫줄에 순덕이 속옷가지인 가벼운 빨래를 널고 계시는 순덕이 어머니를 슬금슬금 바라보셨다. 어쩌면 그런 모습이 종구네 집 머슴살이를 하다 동네를 떠난 용만이를 쏙 빼닮았는지 그리 썩 달갑지 않았다.

쪽마루에 앉으신 동근이 아버지가 어머니를 바라보시며 말씀을 하셨다.

“뭐시냐? 상민이 엄니는 지가 긴 말 안혀두 더 잘 알고 계실 꺼닌께 그리 아시구 도장이나 얼른 꾹 눌러 주세유. 이것두 일이라구 이 집 저 집 싸댕기면서 일일이 묻는 말에 죄다 말대꾸해줄라닌게 입두 아푸구 나름대루는 힘이 꽤나 드네유.”

이야기를 듣고 계시던 어머니가 이해를 하시는 듯 고개를 끄덕이셨다. 그리고 방 안으로 들어가셔 손때가 묻어나 반들반들하게 질이 잘 난 막도장을 들고 나오셔 동근이 아버지에게 건네시며 자못 궁금하신 표정으로 가볍게 웃으시며 물으셨다.

“병막 터 그 노인네 성깔이 보통은 넘게 보이던디 어떻게 찾아가신 일은 잘되었는가 모르것네유.”

그러자 동근이 아버지가 먼지 때가 가득 낀 막도장을 ‘훅훅’ 불어 입김을 내시는 듯싶더니 진정서 종이를 마룻바닥에 펀펀하게 펼치시고 꾹 눌러 찍으시며 말씀하셨다.

“아이구 잘되기는 뭐시 잘되것시유? 내 나이 오십 줄에 겨우 들어섰지만 세상 살다 살다 어젯밤 같은 꼴은 머리털 나구는 첨 당했구먼유. 우라지게 뭔 놈에 고집이 그리두 쎈지, 죽어라구 사정을 혀두 귓구멍에 쇠말뚝을 박은 것매냥 통 못들은 척 허드라구유. 그러면서 그날 밤 동섭이가 자기 아들헌티 심하게 헌 말만 자꾸 칡뿌리 씹어대듯 되풀이허데유.”

그렇게 두 분이 말씀을 나누고 있는데 지난밤에 함께 찾아가서 곤욕을 치뤘는지? 순태 아저씨가 빨랫줄에 걸쳐 놓은 바지랑대를 만지락거리시며 동근이 아버지 말씀을 거드시느라 한 말씀 하셨다.

“참말루 노인네가 어찌나 애를 태우던지 맥이 있는대루 다 빠져 버리더라구유. 하두 진절머리가 나는디다가 모기 새끼들까장 독하게 달려들어 약이 있는 대루 오르대유. 참말루 나이 먹은 어른만 아니면 그냥 뭐라구 한마디 해주고 싶더라구유.”

쪽마루 위에 펼쳐 놓은 진정서에 찍혀 있는 도장과 사람 숫자를 손가락으로 대충 세시던 동근이 아버지께서 다시 말씀을 이으셨다.

“그러니 안에 들어앉아 있는 종구 애비는 눈 빠져라 기다리면서 바깥 사정 이런 줄두 모르구 늦으면 늦는다구 날 원망헐 건디 으짯으면 좋을란가 모르것네유. 그러니 안에 들어 있는 사람두 고생이것지만 바깥에서 죽어라 일 보는 나두 일이 술술 안 풀리닌께 참말루 죽을 맛이네유 에이휴.”

그러자 어머니가 어젯밤 일이 원만하게 해결이 나질 않아 안타까우신 듯 동근이 아버지와 순태아저씨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시며 말씀을 하셨다.

“참 그 노인네두 그렇지 지 아무리 서운하다구 혀두 같은 동네에 머릴 맞대구 살면서 앞으루 서루 얼굴 안 보구 평생 살 것두 아니면서 왜 그러는지 모르것네유. 그러니 어쩐대유? 유치장 안에 갇혀 있는 사람은 을매나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가것남유?”

한때는 그토록 진절머리가 쳐지도록 미워했던 종구네 아버지 일에 그리 큰 관심을 갖는 어머니가 조금은 의아스럽기도 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도 순태아저씨는 ‘산비둘기가 들녘에 내려와 있어도 마음은 산에 있는 콩밭에 가 있다.’는 말처럼 진정서에 도장 받는 일은 까맣게 잊어버리신 듯 퍽이나 느슨하게 행동을 하셨다.

동네 어른들이 웃으시며 하시는 말처럼 ‘과부 심정 홀아비가 안다.’고 방 안에서 순덕이와 놀고 계신 순덕이 어머니를 계속 슬금슬금 바라보셨다. 그러다 곁에 있는 우리들과 눈이라도 마주치게 되면 겸연쩍은 듯 씩 어설프게 웃으시며 아랫목에 놓인 쌀가마니를 힐끔힐끔 쳐다보시며 의미 있는 웃음을 지으셨다.

그런 순태아저씨의 모습이 조금씩 얄미워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내 속마음으로는 검둥이를 시켜 한번 되게 무는 시늉으로 겁을 잔뜩 주라고 시키고 싶었으나 차마 그럴 수는 없었다. 그러나 쌀가마니는 물론이고 순덕이 어머니를 더 이상 음흉한 눈빛으로 보시지 못하게 마루에 선뜻 올라 방문을 확 닿아 버렸다.

그러자 갑작스런 내 행동에 순태아저씨가 움찔하시며 조금은 찔리는 곳이 있으신지 한차례 멋쩍게 웃으시며 사립짝 밖으로 나가셨다. 그리고 아랫바지 호주머니에서 구겨진 담뱃갑을 꺼내셔 한 개비를 빼어 물고 계셨다.

뒤뜰 밤나무 울창한 숲에서 여느 날과 다름없이 줄기차게 울어대던 매미들이 검둥이가 짖어대는 소리에 잠시 멈추었던 울음소리를 다시금 목을 길게 늘여 ‘매암매암’소리를 내어 요란스레 울어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머니의 기세에 눌려 굴뚝 모퉁이에서 여태껏 눈치를 살피고 있던 검둥이가 늘쩡늘쩡 순태아저씨 곁으로 다가서려 했다.

쪽마루에 앉아 말씀을 나누시던 동근이 아버지와 어머니가 갑작스레 방문을 확 닫아 버리는 돌발적인 내 행동과 그리고 꽤나 멋쩍어 하시는 순태아저씨의 모습을 번갈아 바라보시며
나름대로 이해가 가시는 듯 두 분이 함께 가볍게 웃고 계셨다.

하늘을 잔뜩 가리고 있는 구름 탓인지? 아니면 그토록 안간힘을 써 보아도 좀처럼 구름을 벗어나지 못하는 햇볕 탓인지? 그리 오랜 나날을 두고 모지락스럽게 담금질을 하던 뙤약볕이 힘을 잃은 듯해 보였다.

길고 지루한 여름이 아직 한참은 더 남은 듯해 잠시 동안일 뿐이지만 한결 서늘해진 날씨는
멍멍해졌던 몸과 마음을 그리고 정신까지도 맑고 시원스럽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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